1. 이야기
왕따 학생이 재개발 갈등을 겪고 있는 오래된 아파트로 이사 온다. 그 아파트에는 발레를 하고 싶은 삐딱한 여고생과 그녀의 배다른 오빠, 여자 베이스 연주자, 경비원, 노인, 상이군인 출신 청계천 업자, 자녀를 잃은 트라우마로 정신질환을 겪는 아줌마, 하수도용 녹색테이프를 애용하는 깡패, 여자 소방관, 아동 성폭행범, 노처녀, 노총각, 공무원 준비생, 슈퍼마켓 아줌마, 슈퍼마켓 아저씨, 노인, 간호사, 동네 백수 등이 살고 있다. 상가까지 포함한 그 아파트는 그냥 우리 모두가 살고 있는 세상이라고 보면 된다.
이 아파트는 괴물의 출현으로 아파트는 출구가 없어진 상황이다(Auslogichkeit), 아파트 안에 갇혀 있어도 벗어날 수 없고, 아파트 밖에 나가도 벗어날 수 없는 설정은 우리내 삶과 닮아 있다.
2. 주제
1) 부조리와 차별
모든 관계는 계층으로 구분되어 진다. 갑과 을, 괴물과 인간, 기혼자와 미혼자, 남자와 여자, 수혜자와 대상자로 나뉘어 있다. 당연히 이분화된 관계 설정은 부조리하다. 이야기가 가면 갈수록 위기상황에 따라 계층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부조리도 사라져 간다.
부조리한 이분화된 계층은 차별이라 볼 수 있다. 차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에 대한 결과는 싸우거나, 피해자로서의 죽음이다. 차별의 피해자로써 죽음은 이 드라마에서 대표적인 결과이다. 그러나 피해자로써 죽음은 수동적이다. 이 드라마의 엔딩에서 차용하고 있는 듯한 엔딩 장면은 Detroit : became human(게임)이다. 게임에서 AI로봇이 냉정한 인간에 대응하여 적극적으로 투쟁한다. 드라마는 차별에 수동적으로 죽음을 맞이하나, 게임은 AI이지만 자신의 의지에 따라 적극적으로 협상하고 투쟁하며 쟁취한다. 때문에 드라마의 인간은 게임의 AI보다 더 부정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2) Greed, 욕망, 상처
(1) Greed(추악한 욕심이라는 의미에서 굳이 영어를 사용)
ㄱ. 아파트 : 언제 지어졌는지 알 수 없는 아파트, 그 아파트는 재개발지역이며 그 들의 감옥이 된다.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가 가지는 상징은 Sweet Home이라기 보다, 떨어지는 금리를 감안하면, 돈을 능가하는 유형자산이며, 자신의 위치를 들어내는 상징이다. 어느 아파트에 사는 지가 그 사람의 경제적 위치를 좌우하는 말이 되었다. 어느 동네 사는지도... '예전에 강남에 살았다'는 주민은 말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ㄴ. 슈퍼마켓 주인의 대표성 : 마누라를 인간이하로 취급하며, 녹아버린 아이스크림도 나누지 않는 주인은 greed의 대표선수이다. 그러고 누구나도 그러하리라는 대표성도 함께 가지고 있다.
ㄷ. 포기한 자는 greed가 없다 : 모든 것을 다 포기한 학생과 정신질환 아주머니는 누구도 해치지 않는 괴물이 된다.
ㄹ. 아이를 보호하려는 마음은 욕심이 아니다. 아이를 보호하고자하는 것은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한 것이며, 나아가 공동체에 기여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2) 욕망은 괴물의 형태로 재구성된다.
드라마에서 변신은 스스로가 욕망하였던 형태로 발현된다. 태아가 되기도 하고, 커다란 눈(目)이 되기도, 살고자 하면 다 잘린 생태로도 움직인다. 강한 욕망이 없으면 그냥 죽는다. 곱게 가는 것이다. Kafka의 변신이 떠오르는 건 동일 인물의 변신에 따른 주변인의 태도가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드라마의 주변인 태도는 Kafka의 변신과 같이 주변인(관객) 스스로를 변화시킨다.
(3) 상처
어떤 괴물들은 원혼의 형태이다. 사람에게 털끝 하나 상처를 낼 수 없으며, 오히려 스스로를 보호하 듯 타인을 보호하려 한다. 하지만 그들도 괴물일 뿐이다.
3) 나약한 인간
인간이 무서운 것은 나약하기 때문이다. 어떤 것도 믿을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은 손쉽게 위기상황에서 자신의 안위만을 돌보게 된다. 그들은 타인을 공격하고, 뒤에서 울고 있다. 그런 나약한 인간을 인정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4) Death
죽음이 두렵지 않은 소수의 인간이 있다. 이는 죽고 싶어 하는 것과 다르다. 오래 살고 싶지만 의미 있게 살려는 노력을 한다. 이 드라마는 도덕책과 같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지속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5) Family와 구원
아파트 주민들은 다른 곳보다 오래 살았다. 그 들이 오래 생존한 이유는 공동체 속의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가족을 위한 공동체에 기여하면 구원받는다. 음악이 그 증거이다.
6) Sexuality
피임약을 건네는 슈퍼마켓 아줌마를 통해 아저씨의 상습적인 성폭행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위기상황에서 여성이 가진 취약점을 잘 알고 있으며, 실제 그런 상황은 언제나 벌어진다. 하지만 Greed의 상징인 슈퍼마켓 아저씨를 죽일 때에는 아파트에 있는 모든 여자들이 함께한다. 우리나라 여자들 그렇게 약하지 않다. 남자들 까불지 말라는 경고이다.
7) 희망은 언제나 아이들
이토록 우울한 아파트에도 학생들이 유입된다. 우리 사회도 우울해도 적지만 아이들이 태어난다. 아이들을 위한 행동에는 괴물이라도 보상이 있다. 이 영화는 계속해서 가족과 공동체를 이야기 한다. 익명성의 세계에서 그래도 믿을 만한 건 가족이고 가족의 시작은 아이이다. 아이들과 같은 순수한 마음을 가진 자는 괴물이 되어도 날아다니는 반신반인의 존재이다.
많은 만화영화 주인공은 아이들이다. 이는 시청자 계층(아이들)을 고려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계도적인 차원에서 그런 설정을 셋팅한다. 제발 아이들처럼 착하고 순진하게 살아라는 것이다. 그래야 에반게리온도 타고, 태권V도 탈 수 있다.
3. 장치들
1) 음악
ㄱ.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꼰대들의 음악, 베이스 연주자는 김대리 주법으로 친다. 김대리 주법은 80년대 유행하였으며, 당시 대부분의 곡에서 사용되었다. 김~대리, 김~대리, 김~대리... 그런 그녀가 베이스와 같이 4개의 줄만 있는 기타를 가지고 슬픔을 이야기 하는 것은 익숙한 일이었다.
ㄴ. 힙합은 새로운 세계와 문명을 이끌어가는 배경음악이다. 갱스터와 같이 세상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희망의 메세지이다. 귀에 박힌 이곡도 그러하다.
ㄷ. 죽음마다 종교음악은 퍼진다. 어떤 경우는 구원이고, 어떤 경우는 애도이다.
ㄹ. 슈퍼마켓 아저씨 죽음의 애도곡은 우리의 대표성을 가진 자의 죽음이며, 계속 이렇게 살면 '니들은 살았어도 죽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 기억을 통한 시간 변주
인물 개개인에게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은 가족과 공동체를 주제를 이야기하다 개인으로 들어가는 삽입 스토리이다. 자칫 공동체에 매몰되어, 사라지는 개인을 막기 위한 장치이다. 때문에 개인과 가족기반을 통한 지속가능한 공동체 실현이 주제가 될 수 있다.
3) 괴물
사람들이 위기가 되면 괴물로 변한다. 회차를 거듭하면 할수록 굳이 괴물이 나올 필요가 없다.
인간만으로도 충분히 괴물을 대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찐 괴물(15일의 유통기한 지난 괴물), 그냥 괴물, 인간 괴물등 다양한 괴물들이 나타나고,
그 괴물 중에 관객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 이걸 계속 쳐다보는 괴물...
4) 상징들 : 유도등을 켜고 있는 마네킹, 생수통, 반창고, 껌 등(뭐 다 아는)
3. 결론
만화의 원작가는 어떤 인터뷰에서 '악의를 품고 작가는 표현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는 빠져나갈 수 없는 팬데믹 상황에서, 무기력한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도 살아가는 건, 언제나 희망이다.
드라마는 괴물물을 빙자한 도덕책이다.
19세 이상이지만 청소년 강추(영등위는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아직도 부르고 있다)
피할 수 없는 위기상황은
스스로 어쩔 수 없다는 핑계(억울함과 자기 연민)와
더불어 타인의 몰락(괴물로 전락)이라는 쾌감을 던져준다.
이게 Sweet Home 성공 배경이다.
Sweet Home을 위해 오늘도 심부름하는 주말이다.
P.S. 콜(전화음), 킹덤(좀비와 괴물을 통한 부조리한 상황 연출)으로 넷플릭스는 묶음 판매하려고, 스위트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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