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as Lesen/sherwood anderson

그로테스크의 서, 손(1919), Sherwood Anderson

1. 이야기

 1) 그로테스크의 서

  하얀 콧수염의 작가는 불면증이 있었고, 나무를 보고 싶어 침대와 창문의 높이를 같게 하였다. 작가는 목수에게 침대 높이는 이야기를 하다가 전쟁 이야기로 유도하였다. 목수는 앤더스빌 감옥의 포로였고, 형제는 굶어 죽었다. 목수는 그 이야기를 할 때마다 울었고, 목수 역시 하얀 콧수염이 있었다. 시가를 물고 훌쩍거리는 노인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웠다. 침대를 올리려는 계획은 잊혀져서, 작가는 의자를 놓고 침대에 올라가야 했다.

 작가는 골초였고, 심장박동은 불규칙 했다. 걱정은 되지 않았으나, 침대에서 매번 심장 문제로 죽는 생각을 하였다. 그렇게 살아있는 느낌을 받았다. 작가는 젊은 그 무엇인가를 임신한 여자와 같이 젊디 젊었다. 

 작가는 삶속에서 여러 사람과 내밀한 방법으로 알았다. 작가는 환영을 보았으며, 젊고 형용할 수 없는 것들이 눈 앞에서 긴 행렬을 이끌고 지나갔다. 그 형체들이 그로테스크하다. 어떤 것은 재미있고, 어떤 것은 아름다웠으며, 어떤 여자는 그로테스크해서 작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행렬이 지나간 후, 작가는 힘이 들었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그 그로테스크 한 것 하나가 인상에 남았기 때문이었다. 작가는 한 시간 동안 작업하여 <그로테스크의 서>라는 책을 하나 썼다. 나는 그 책을 딱 한 번 보았으며, 중심 생각은 하나이었다. 그걸 기억함으로써 이해하지 못한 것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세상의 진실은 널려있고, 그 진실은 모두 아름다웠다. 사람들을 그로테스크하게 만든 것은 그 진실이었다. 그러나 누군가 진실을 독점하고 자기 진실이라 부르고, 그 진실에 의거해 살아가려고 하면, 그 순간부터 그로테스크한 존재가 되고 그가 신봉하는 진실은 거짓이 되었다.

 누군가 그 책을 읽는다면 그로테스크가 될 수 있으며, 그렇게 되지 않은 건 노작가가 출판을 하지 않은 것과 같은 이유이다. 그의 내부의 젊은 사람이 노인을 구했다. 늙은 목수는 그로테스크한 존재 속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이해가 되고 사랑스럽기 때문이었다.

 

 2) 손

 

 오하이오 와인즈버그읍의 낡은 판잣집에 썩은 베란다에서 노인이 오르락거리고 있다. 클로버 씨는 파종은 했지만, 잡초만 자라는 벌판 너머 공영고속도로를 보고 있다. 승합차에 탄 사람들은 딸기를 따는 젊은 청년과 처녀들이다. 파란 셔츠를 입은 소년이 처녀를 끌어내리려 하지만 앙탈을 부린다. 마차의 소녀의 목소리가 잔소리를 했다. 남자는 대머리였고, 마치 머리가 있는 모양으로 맨살의 앞이마를 만지작 거린다.

 대머리 윙 비들바움은 20년간 혼자 이었으며, 조지 윌러드와 우정 비슷한 관계를 맺었다. 베란다를 오르내리고 있는 것은 노인 윙 비들바움이다. 그는 읍내에서 오는 길을 살펴보다 그의 포치 위에서 서성거렸다.

 윙 비들바움은 조지 윌러드와 함께 있으면, 소심한 구석도 없어지고,  음울한 성격도 수면으로 떠올라 메인 스트리트에 나가기도 하고, 새된(shrill-voiced) 목소리로 커지기도 하였다. 구부러졌던 몸이 펴지기도 하였다. 

 윙 비둘바움은 손으로 많은 말을 했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새가 날갯짓을 하는 것 같았다. 그의 이름의 '윙'도 그 때문에 붙여진 것이었다. 그는 손을 숨기고 싶어 했고, 타인의 가만히 있는 손을 보면 경이롭게 바라보았다. 조지 윌러드와 함께 있으면 그 손으로 꽝꽝 치기도 하였으며, 그로 인해 편안해졌다. 

 그의 손은 벌새와도 같아서, 그 누구보다 빨랐으며, 그 장기를 딸기 따는 데 십분 발휘하였다. 와인즈버그에서 그의 손은 자랑스러운 것이었다. 조지 윌러드는 숨기는 손과 빠른 손의 관계를 알고 싶었지만,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윙 비둘바움은 딱따구리처럼 상판을 두들기며, 조지 윌러드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자넨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어", "혼자서 꿈꾸는 경향이 있어" 마치 꿈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처럼 길고 두서없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꿈속에서 윙 비둘리움은 조지 윌러드를 위해 그림을 그렸으며, 탁 트인 전원에 젊은이들이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여 앉았다.

 "지금까지 배운 건 다 잊으려고 애써야 한다". "꿈을 꾸기 시작해야만 해. 지금부터는 포효하고 울부짖는 목소리에 귀를 닫도록 해라" 잠시 말을 멈춘 윙 비둘바움은 조지 윌러드를 바라보았는데, 양손을 들어 소년을 쓰다듬었는데, 갑자기 공포에 질린 표정이 그 얼굴에 떠오른 것이었다.

 윙 바둘리움은 양손을 갑자기 호주머니 깊이 집어놓고, 집으로 간다는 말을 불안하게 내뱉고 사라진다. 소년은 어안이 벙벙했고, 뭔가 잘못되었으며,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 손에 있다는 것을 알아챈다. 

 윙 바둘리움은 젊은 시절 펜실베니아에서 아돌프 마이어스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의 사랑을 흠뻑 받으며 교사일을 하고 있었다. 시인이 명확하게 이야기를 다시 전개해 간다. 아돌프 마이어스는 소년들의 어깨를 쓰다듬고, 머리카락을 쓸며 장난을 쳤다. 아돌프 마이어스는 자신의 기운을 밖으로 분산하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정신장애 학생이 이상한 상상을 하였고, 그 꿈을 사실인 양 말하고 다녔다. 소년들은 두 팔로 안았다고, 머리카락을 항상 만진다고 진술하였고, 학부모에게 흠짓나게 쥐어 터진다. 마이어스는 그날 밤, 마을 사람에게 죽을 뻔하였으나, 뒤쫓기면서 도망가게 되었다.

 20년 동안 와인즈버그에 혼자 살았으며, 펜실베니아에서 쫓겨난 후 1년은 병석에 누워있었다. 그러나 학교 운동장에서 울부짖는 학부모의 분노가 계속 보였다.

 윙 비둘바움은 해가 질 때까지 베란다를 계속 오르락내리락하였으며, 손이 보이지 않는 저녁이면 조용해졌다. 그는 소년에게 사랑을 전할 준비가 되어 있으나, 소년은 자리에 없고 고독과 기다림의 일부가 되었다. 소박한 식사 후, 설거지를 마친 자리에 부스러기를 빠르게 주워 먹는다. 식탁 밑에 무릎 꿇은 모습은 신앙인의 것이다.

 

2. 장치

 

 1) 공통

 

 (1) 의식의 흐름에 따른 전개

 이야기는 기존의 플롯을 따르지 않고, 서술자의 의식에 따라 흘러간다. 떠오르는 현상에 대해 의식한 바에 따라, 대명사가 정해지고, 시간도 변화한다. 하지만 의식의 흐름에 따른 현상에 맞도록,  대명사와 시간, 환경이 변화한다.

 

 (2) 인간 소외와 소외의 해결방법

 우리 모두는 환경속에 인간이다. 서로 주어진 환경이 다르고 그 환경에 맞도록 변화한다. 누구에게는 진실이 누구에게는 거짓이 되고, 다수의 진실이 소수를 지배한다. 다수의 진실의 대상은 또한 다수이다.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는 누구나 보편적이기도 하고 누구나 개별적이기도 하다. 누구나 소외된다. 스스로에게 진실되게 살면 살수록 소외의 상황은 더 자주 발생된다. 스스로에게 진실하면 할수록, 다수에 거짓이 된다. 때문에 소외되면 될수록(스스로에게 진실하면 할수록), 기형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진실은 왜곡되고 비하되기 십상이다. 

 진실과 거짓, 보편과 개별, 소외와 통합은 포인트가 안 맞을 수 밖에 없고, 해결방법은 말은 쉽지만 포인트를 맞추는 일이다.  자신의 입장을 벗어나 타인의 주어진 환경을 이해하는 일, 귀찮고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 자신에게만 급급한 시선을 넘어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 공감과 감정이입된 이해가 필요하다.

 

 2) 그로테스크의 서

 

 (1) 헤밍웨이의 A Clean, Well-Lighted Place에서 insomnia, 나뭇잎 그림자는 여기서 영향을 받은 듯 하다.

 (2) 무명 : 이름조차 없는 작가와 목수, 고질병처럼 이름을 안 쓴다. 

 (3) The grothesque :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진실한 것들은 그로테스크하게 변신한다. 그리고 그것은 이해할 수만 있다면, 대부분 아름답다. 아름다운 것들은 외부에 의해, 그리고 그 자신에 의해 변화된다. 

 나는 진실만을 이야기한다. 진실은 항상 참이다(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거짓을 말한다. 식의 논리는 현실에 맞지 않는다. 진실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변화한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다르다.

그로테스크하지 않은 노인이 그로테스크한 노작가를 구했다.

 

 2) 손

 

 (1) 변화

 조지 윌러드가 실제적인 서술자이지만 1인칭이 아닌 3인칭을 사용한다. 3인칭 시점에서도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할 때는 3인칭 관찰자로, 내면적인 갈등을 이해할 때는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이동한다. 이는 변화하는 현실에 대한 최적화된 시점을 구사한 것이다. 그리고 시점의 변화에 따른 내용에 구체성도 명확하다. 예를 들어 소녀가 잔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가 잔소리를 한 것은 명확하다. 소녀는 잔소리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처녀, 소녀, 청년, 소년, 남자가 섞여 있다.  대명사도 다르고 행동에 따라 다르게 불리어진다. 시간과 공간이 마구 얽혀 보이지만, 상황에 맞는 적정한 명칭과 행동에 따른 것이다. 

 

 (2) 손

 손은 다양한 일을 한다. 윙 바들리움은 내면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이다. 세상을 향해 손이 바쁘게 못다 한 말을 전하고 있다.

 

 (3) 이름은 있어도 형체만 있을 뿐

 조지 윌러드가 있기는 있는 걸까? 윙 바들리움이 있기는 있는 걸까? 아무것도 없는 그로테스크의 형체일 뿐이다. 오하이오 주 사람들이 자신들을 비하였다면서 앤더슨 소설을 비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는 개별적이지만 보편적 사실을 다루고자 했으며, 명확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내용을 담았지만, 이야기의 주체는 보편성을 위해 이름이 없거나, 이름이 있어도 형체만 있을 뿐이다.

 

3. 의식의 흐름

 1) 감정 이입된 이해의 어려움

 어느 젊은 장애인 피아니스트가 20년 경력을 다 포기하고, 컴퓨터를 배우기 위해(배워서 취직하려고) 면접을 왔다. 2019년 가을 마지막으로 연주를 하고, 2020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면접장인데 남자가 기초수급대상자로 간신히 생활하고 있다고 울먹이며 이야기하였다.  그러나 그의 자기소개서는 5줄을 넘지 않았다. 면접관 중 한 명이 면접 끝나고, 나만 아니었으면 혼내었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피아니스트는 글보다 소리로 이야기하는 사람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컴퓨터 공부를 하기 위한 자기소개서가 5줄인 건, 그가 할 수 있는 최대량의 글이었을 수도 있다. 면접이 끝나고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고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었다. 그의 경력을 활용할 다른 방법 있었는데, 더 깊이 들어가지 못한 탓이다.  

 

 2) 손

 독일어 배울 때, 독일인 친구가 왜 자꾸 손을 움직이냐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말이 안 돼서 그런다. 왜?  

 어떤 교장선생님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지적장애 학생이 성폭행범으로 자신을 몰아 법정까지 갔다고 하였다. 그동안 교장선생님은 파면되었고, 그 결과 연금도 안 나온다고 한다. 그 이후 그 사례는 교육청의 교육에서 주요한 사례가 되었고, 교육청의 강사는 아이는 무조건 만지지 말고, 마음으로만 사랑하라 한다. 그런 사례는 세고 셌다. 별 미친... 그로테스크 한 강사와 장애 학부모이다. 교육청이라면 소설을 현실로 만들수도 있다. 현실도 소설로 만들어 버리는 재주가 있으니...

 

4. 결론

 

학교에서 감상문에 줄거리를 쓰지 말라고 하는 건,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선생이 편하기 위한 것이다.

길게 줄거리를 쓰면, 그보다 그대로 베껴 쓰면 더 잘 들어온다.

아이가 숙제하기 싫어서 그런 것인지, 작가를 있는 그대로 베긴 것인지 구분할 수 있는 통찰력이 없어서 일수도, 통찰력이 있어도 구분하기 귀찮아서 일수도, 외부 대회의 경우는 규정이 그래서 일수도... 이렇게 백 페이지도 쓸 수 있겠다. ㅋㅋ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결론은 선생 위주의 생각이다.   

 

몇 가지 소설의 장치를 보니, 포크너,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포크너 갔다가 다시 앤더슨으로 역추적하여 돌아오는 건 정리하기 위한 것이다. 불길하게 기말고사가 곧 다가올 것 같다. 

 

결국 소외는 보편적인 것으로 너만 아프다고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다른 사람을 이해함으로써 소외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참고 : Sherwood Anderson의 Winesburg, Ohio 고찰

'Das Lesen > sherwood anders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egg(1921), Sherwood Anderson  (0) 2020.12.31
Death In The Woods(1933), Sherwood Anderson  (0) 2020.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