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의 페르소나(2019)
1. 러브세트
아이유와 배두나의 몸매를 드러내고,
성적 관계 메타포를 지속적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의미를 찾으라고 하고,
결국 찾을 수 있는 건 큰 의미 없는 성적 코드 이외에 별 것이 없다.
'니들이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이 정도지'라고 하며,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2. 썩지 않게 오래오래
썩지 않게 오래오래 영원하다는 것은 거짓이다.
다만 영원할 것이라는 믿음은 세상 어디에나, 널려있다.
목숨을 내놓는다는 것은 긴 호흡으로 보면, 웃긴 일이다.
의미 없는 것에 자꾸 의미를 붙이는 남자는 멍청하다.
그래서 남자는 갇혀있다. 진정한 의미는 말(語)이 아니다.
아이유는 신(악마는 원래 천사이다)이다. 눈 색깔 하나로 진심을 끌어낸다.
살아있는 동안 진심으로 대하길 바란다.
3. 키스가 죄
Barn Burning의 변주곡
바닷가에 놀러 갔다가, 키스를 한 아이유 친구.
친구는 키스마크를 남겼다가 아빠에게 머리를 잘린다.
친구 아빠를 죽이려고 시도하나, 실패한다.
(포크너의 버닝에서 폭력적인 아빠 Abner는 아들 Sarty에 의해 죽음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친구와 아이유는 갑작스럽게 돌아온 아빠 소리에 놀라, 담뱃불을 끄다 불을 낸다.
친구와 아이유는 바다로 간다. 멀리 산에 불타오른다
(포크너의 버닝에서 아들 Sarty는 불타는 헛간을 뒤로한 채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이창동의 영화 버닝에서 종수는 벤(포크너 작품의 신과 같은 곰 이름)의 차를 불태우고 어스름한 새벽으로 사라진다).
산불을 내는 건, 대들 수 없었던 친구아빠와 아빠에 대한 절연(絶聯)이며,
바닷가로 가는 것은 가출이라기 보다 출가이다.
마지막 장면의 Burning은 진행형이라는 것에 주목하자.
소녀들의 비극은 이제 막 시작된다.
이 걸 보고, 바닷가에서 불장난을 한다는 생각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4. 밤을 걷다
출구 없는(Ausweglosigkeit) 유령.
유령은 원래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존재이다.
아이유는 살았을 때 남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으로 인해,
외로움을 느꼈다고 한다.
견딜 수 없는 소외(Alienation)이다.
관계의 결여와 소외는 악의 시작이자 은총의 시작이기도 하다
아이유는 죽음으로서 소외에서 벗어나려했지만,
유령이 되어도 관계의 결여와 소외는 지속된다.
잊혀질 것을 예상하는 유령 주변에는 멈추어 있는 것들이 있다.
(살아 있는 사람일 수도, 유령일 수도 있다. 어차피 의미 없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갈 때가 없기 때문이다. 관객이기도 하다)
오도방타고 달려봐도,
결국 갈 때가 없음(다시 귀가 ㅠㅠ)을 확인한다. ㅋㅋㅋ
☞ 페르소나는 가면이자, 진실로 가는 창구이다.
다양한 페르소나를 통해 우리 자체(Ding an sich)에 아주 조금 더 접근할 수 있다.
뭐 귀찮으면 그대로 살다가 뒤지던가.... ^^